"태극기를 휘날리며"를 본 남의 감상

Media ♣/Movie 2004/02/21 00:02


지지난주에 "태극기를 휘날리며"를 봤었는데,
몇몇 부분에서 아주 슬프긴 했지만 그건 한국전쟁의 가슴아픈 과거가 슬픈거였지, 영화가 슬픈 것은 절대 아니었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마음에 드나 가장 중요한 앙꼬가 빠진 영화였고 다시한번 강제규는 제작을 감독은 박찬욱이나 봉준호를 시켜야만 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어느 게시판에서 (맥스무비였나?) 짤라놓은 리뷰인데, 막 쓴것 같지만 내용은 아주 진실하여 나의 의견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아주 동의함. 따라서 난 자세히 안써도 될 것같아서 귀찮은 대로 붙여둔다. (이거 쓰다가 MT에서 쓴글 날려먹어서 지금 무지 귀찮다)

-- 여기부터 퍼온 글 --

난 그냥 우리영화를 좋아하는 40대에 막 들어선 남자입니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쉬리>나 <은행나무 침대>를 재밌게 봤고
강제규 필름이 제작한 <단적비연수>도 비디오로 봤지만
극장에서 보았어도 별로 후회스럽지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 사람입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2월 5일날 봤습니다.
개봉날 영화를 보는 일이 드물었는데 "강제규"라는
이름 앞에 무릎을 꿇고 극장을 찾았습니다.
근데 영화가 끝나고 나니 <원더풀데이즈>가 떠오르더군요.

캐릭터가 스토리와 엉키질 못하고 내내 떠다닌다는 느낌.
배우들이 연기를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논외로 하고
그 대사에서는 그런 연기 밖에는 나올 수가 없을거라는 사실이 가슴 아팠습니다.
제가 거의 유일하게 감동을 받은 장면이
어머니 역을 한 이영란씨가 아들이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달려가는 장면이었다고 한다면......
그 아들의 얼굴을 만지려고 손을 올리는 장면이었다고 한다면.......
대사 없는 어머니의 연기만이 유일하게 살아있는 연기같다는 생각을 한다면......
강제규 감독님은 섭섭하실까요?

영화 내내 영화에 몰입되기 위하여 노력을 했습니다.
감정이입이 되어야 배우들의 감동이 나에게로 올터이니 그리되고자 노력했지만
저는 동생 진석이의 이해 안되는 분노에도,
형 진태의 어설픈 광기에도 동참을 하지 못했습니다.

감동은 배우들이 화면에서 흘리는 눈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객인 제가 배우의 대사와 연기 그리고 그러한 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공감을 함으로써 얻어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진태와 진석의 형제애는 짜임이 잘 못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진석이가 바보가 아닌 이상 형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진석이는 영화 내내 분노만 하다가 갑자기 진태를 찾아가는지.
진태는 훈장거리도 아닌 용석이를 그렇게 대하여 진석의 분노를 사는지.
참호 속 백병전에서는 그리도 적을 잘 죽이는 진석이가
가끔씩 평화주의자인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 이유는 뭔지.
스포일러가 되기 싫어 더 이상의 장면이나 이야기는 넘어가기로 하죠.

6.25를 겪지 않았지만 <돌아오지 않는 해병>을 보고 눈물을 흘렸던 과거를 가진 저로서는 도무지 아래 글들의 감동이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끝으로 칭찬하나 화면의 전쟁장면은 정말 실감나더군요.
지금 열심히 비교되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대규모 장면만큼은 안되지만 (제작비를 생각하면 이건 이긴겁니다) 작은 공간에 적절한 수를 몰아넣고 찍은 장면들은 정말 실감났습니다.
남들이 어설프다고 난리인 비행기 추락신도 그게 참호에 불과하여 좀 우스웠지만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단, 최민식씨는 좋은 배우라고 생각하지만 <쉬리>가 겹쳐지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어쟀든 한국영화를 무지무지 사랑하는 저로서는 한국영화 전체의 발전을 위해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강제규 감독님이 어느 인터뷰에서 500~600만 정도가 손익분기점이라고 하셨는데
이 정도는 꼭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채워지리라 믿습니다.

좀 더 탄탄한 이야기를 가진 좋은 영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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